cmt_cel_09jwl.jpg

     법학을 "전공"하는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제 1의 덕목은 법(학)에 관한 깊은 이해일 것입니다. 여기에 세속적인 목표를 더하면 사법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제 1의 목표로 됩니다. 그래서 많은 법과대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두꺼운 법서와 씨름하며 즐겁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체념하듯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.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이른바 법학전문대학원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현상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 것입니다. 물론 법학전문대학원이 법학을 전공하려는 젊은이들의 모든 고민과 어려움을 당연히 덜어주지는 않을 것이지만.


     오늘날 우리는 원하든 그렇지 않든 세계화의 대세에 거스를 수 없습니다. 이른바 글로벌시대를 살고 있는 대학생들로서는 당연히 시야를 세계로 넓혀야 할 것입니다. 세계에 대한 교양차원에서의 이해도 필요하지만, 그에 못지않게 전공에 터잡은 진정한 세계화 의식이 요구되고 있습니다. 그리고 법과 사회의 상호관계를 고려한다면, 법학도로서는 당연히 외국의 법 및 문화에 대한 이해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.

 

     그러나 일반적으로 법과대학생들은 그러한 흐름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. 우선 당장은 눈앞의 불을 끄고 나중에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겠지만, 그것이 언제나 생각대로 되지는 않습니다. 법학을 공부하며 가르치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이제 대학에 입학하는 내 아들이 법학을 전공하겠다고 하였다면, 좀 더 시야를 넓히고 호흡을 길게 하라고 충고해 주었을 것입니다. 법률가들도 이제 더 이상 우물 안의 개구리로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. 멀지 않은 장래에 단일시장으로서의 세계가 법률가의 활동무대로 될 것임이 자명하므로, 우리 법과대학생들에게 좀 더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자세가 요구되는 것입니다.

 

     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아시아의 법과대학생들이 서로간의 교류를 활발히 하기 위하여 결성한 ALSA(The Asian LAW Students' Association)는 우리 법과대학생들에게 훌륭한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. 아시아 여러 국가의 법과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결성하고 정기적으로 Forum을 개최하여 상호이해를 증진시킨 경험은 그들을 자국의 리더로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발전의 주역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.
     법과대학의 문화를 바꾸고 이끌어나갈 ALSA의 활동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.


성균관대학교 법과대학 민법교수
지원림